병원에서 들은 한마디, 그게 시작이었어요
작년 봄, 회사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어요. 항상 하던 대로였죠. 별거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혈압을 쟀는데, 간호사 분이 살짝 표정을 찌푸리시더라고요.
“혈압이 148에 96이시네요. 고혈압 기준은 넘으셨어요.”
순간 멍했어요. 저요? 고혈압이요? 저는 몸무게도 많이 나가지 않고 술도 자주 마시지 않거든요. 운동은 좀 안 했지만 그래도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 한마디에 뭔가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로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게 ‘혈압’이었어요. 누가 봐도 안색은 멀쩡한데 내 몸은 그렇게 괜찮지 않았던 거죠. 더 무서운 건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거. 그렇게 무심코 지나치다가 나중에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더라고요. 이걸 그냥 놔두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약은 아직 아닌 것 같고, 음식부터 바꿔보자
병원에서는 약을 바로 권하지는 않았어요. 아직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조절 가능한 단계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내가 뭘 잘못 먹고 있었지?’**였어요.
돌이켜보니 짜게 먹고, 국물 좋아하고, 라면 일주일에 두세 번은 먹고, 탄산 음료에 커피도 하루 2잔씩… 솔직히 고혈압이 안 오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음식부터 바꿔보기로 했어요. ‘혈압 내리는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진짜 열심히 했어요. 유튜브도 찾아보고, 블로그도 읽어보고. 그러다 나한테 맞을 것 같은 음식들을 하나둘 실천해보기로 했죠.
진짜 효과 본 음식 리스트, 내가 먹어본 것만 말할게요
바나나
제일 먼저 도전한 건 바나나였어요. 생각보다 흔하고 간편해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더라고요.
바나나에는 칼륨이 풍부해서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대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바나나 하나, 두유 한 잔이 기본이었어요.
처음엔 별 변화가 없는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아침 혈압이 좀 내려가더라고요. 예전엔 140 초중반이었는데 130대로 떨어지는 걸 보니까 이거 꽤 괜찮은데? 싶었어요.
토마토
그다음은 토마토였어요. 사실 토마토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혈압 내리는 데 진짜 효과 있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봐서 억지로라도 시작했죠.
처음엔 방울토마토를 식사 후에 몇 알씩 먹었고, 나중엔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어요.
이상하게 토마토를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해지고, 소화도 잘 되고, 피부도 좀 밝아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혈관 청소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마늘
이건 좀 극복이 필요했어요. 생마늘은 냄새도 세고 매워서 못 먹겠고, 그래서 구운 마늘이나 마늘즙으로 시작했어요.
마늘즙은 솔직히 맛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근데 꾸준히 마시니까 진짜 뭔가 몸이 따뜻해지고, 아침에 더 개운하게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마늘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하루 한 팩이라도 챙겨 마시려고 노력했어요.
시금치, 브로콜리
이 두 개는 반찬으로 가장 자주 올렸어요. 나물로 무치기도 하고, 살짝 데쳐서 간장 없이 먹기도 했고요.
브로콜리는 스팀해서 올리브오일 뿌려 먹으면 나름 별미였어요. 처음엔 너무 풀맛 나서 싫었는데, 익숙해지니까 이것만 먹어도 든든하더라고요.
시금치는 철분도 많고 칼륨도 많아서 혈압에 좋다고 하니까, 국 끓일 때나 반찬 만들 때 계속 썼어요.
귀리, 현미
탄수화물을 아예 줄이진 않았어요. 대신 흰쌀 대신 현미나 귀리밥으로 바꿨어요.
귀리밥은 식감이 좀 뻣뻣해서 처음엔 물 조절이 어려웠는데, 요령 생기니까 오히려 더 포만감이 오래가고, 군것질을 덜 하게 됐어요.
이게 혈압뿐 아니라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돼서 저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먹고 있어요.
평소에 피했던 음식들
제가 음식 바꾸면서 의식적으로 줄이거나 끊은 것도 있어요.
- 라면 (진짜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먹어요)
- 햄, 소시지, 가공육
- 탄산음료, 에너지음료
- 커피 하루 한 잔 이하
- 짠 국물 (된장국도 건더기만!)
- 간장 양념, 고추장 양념
이걸 다 끊는 건 무리라서 가끔은 먹기도 해요. 중요한 건 **‘자주 안 먹는 것’**이더라고요. 혈압이라는 게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게 아니니까, 꾸준히 줄이는 게 중요했어요.
3개월 후, 몸에 진짜 변화가 왔어요
이런 식으로 식단을 바꾼 지 3개월쯤 지났을 때였어요.
- 아침 혈압 150 → 122
- 저녁 혈압 140 → 118
- 체중도 2.5kg 감량
- 피곤함도 덜해지고 두통이 거의 없어짐
병원에서도 “생활습관 정말 잘 지키셨네요. 약 안 드셔도 될 정도예요”라는 말 듣고 진짜 기뻤어요.
무엇보다도 약 없이 내 힘으로 컨트롤했다는 성취감이 컸어요. ‘아, 내가 이걸 해냈구나’ 싶은 기분?
지금도 유지하는 나만의 루틴
지금도 저는 아래 루틴을 계속 지키고 있어요.
- 아침에 바나나 + 두유
- 점심엔 현미귀리밥 + 채소반찬
- 저녁은 가볍게, 국물 없이
- 매일 저녁 30분 빠르게 걷기
- 마늘즙 하루 한 팩
- 커피는 오전에만 한 잔
- 일주일에 2~3번은 토마토 챙겨 먹기
이게 습관이 되니까 전혀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가끔 외식하거나 짠 음식 먹으면 바로 몸에서 반응이 와요. 예전처럼 붓고, 무겁고, 피곤하고. 몸이 건강해진 걸 스스로 느끼게 되더라고요.
마무리하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
혈압이라는 게 조용히 찾아오는 게 더 무서운 거 같아요. 그리고 혈압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데, 음식만 바꿔도 정말 바뀌는 수치예요.
한 줄 요약하자면, 혈압 내리는 음식은 특별한 게 아니고, 매일 식탁 위에 익숙한 음식 중에서 고르면 돼요. 핵심은 ‘꾸준함’입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어요. 오늘부터 바나나 하나, 토마토 하나로 시작해보세요. 몸이 보내는 신호가 달라질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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